1. 디파이(DeFi) 시장 동향 및 전망
1) 디파이(DeFi) 시장 규모
- 디파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파이 펄스(https://defipulse.com)에서 집계하는 예치금액(TVL, Total Value Locked)을 살펴보면, 2018년 2.8억 달러 규모였던 예치금액은 2019년 7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2020년 들어 예치금액은 급증
하기 시작했고, 2021년 1월 18일 기준 예치금액은 2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2020년 6월: 19억 달러 → 8월: 94억 달러 → 10월: 111억 달러 → 12월: 160억 달러 → 2021년 1월 : 240억 달러) - 디파이 생태계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메이커(Maker)로, 2021년 1월 18일 기준 점유율은 17.81%를 기록하고 있다.
- 카테고리 별로는 탈중앙거래소(DEX), 대출서비스(Lending)의 비중이 가장 크고, 최근에는 WBTC, 신세틱스(Synthetix)와 같은 합성자산, BadgerDAO, RenVM와 같은 자산운용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다.

- 고객예치금 뿐 아니라 순활동지갑수(UAW, Unique Active Wallets)를 확인해도 디파이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댑레이더(https://dappradar.com)에 따르면, 순활동지갑수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월 2만 건 넘는 지갑이 활동하고 있었고, 2020년 12월, 3만 건까지 증가한 상황이다.(단, 활동 지갑은 디파이 토큰의 가격 등락에 따라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이 특징이다.)
- 순활동지갑수로 살펴봤을 때 탈중앙화 거래소인 유니스왑(UniSwap, 161p 참조)이 가장 많은 지갑이 활성화되어 있다. 유니스왑의 순활성화지갑 수는 2.7만 건으로, 이는 전체 디파이 시장에서 활성화 된 지갑 중에 약 90%를 차지한다.
2) 디파이(DeFi) 시장 동향
-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스마트계약을 기반으로 중앙기관 및 중개기관 없이 P2P 형태로 금융시스템을 구축한다는데 그 목적이 있다. 현재 디파이는 주로 담보대출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많은 금융 분야(자산운용, 파생상품, 보험 등)로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사실상 전통 금융기관 업무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 하지만 아직 디파이를 현실 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는 많지 않다.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디파이를 실제 생활에서 쓸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은행 계좌 없이도 손쉽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 그렇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디파이에 많은 자금과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투자목적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에 수십~수백%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소식에 많은 투자자들이 디파이에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 시장과 유사한 점이 많다.
- 예를 들어,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고,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이더리움을 예치해 대출 받은 또 다른 가상자산을 통해 이더리움의 추가 매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종의 레버리지 투자인 셈이다. 또한 플랫폼 간의 금리차를 활용한
투자도 가능하다. - 아래의 두 사진은 대표적인 대출플랫폼이 컴파운드(Compound, 160p 참조)와 아베(Aave)의 마켓화면이다. 첫 번째 사진은 컴파운드에서 제공하는 예치 이자율 (Supply APY)과 대출 이자율(Borrow APY)로 각각 6.55%, 8.31%인 반면, 두 번째 사진의 아베에서 제공하는 예치 및 대출 이자율 각각 38.49%, 67.4%이다. 만약 컴파운드에서 DAI(p163 참조)라는 가상자산을 대출받아 아베에 예치한다면 30% 이상의 마진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향후 거래가 많아지면 금리차이는 줄어들겠지만, 지금은 많은 투자기회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물일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디지털자산 시장에는 이런 기회가 지금 생기고 있고, 이를 포착한 투자자들이 디파이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 이 외에도 디지털자산 간 롱/숏 포지션 설정도 가능하다. 가령 이더리움을 예치하고 대출받은 DAI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구매하거나, 이더리움을 예치해 비트코인을 대출받아 DAI를 구매하는 등의 롱숏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레버리지 거래 뿐 아니라 롱숏전략, 공매도전략 등 현재 증권사 Sales&Trading 사업부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전략의 운용이 가능하다. 초창기시장인 점을 감안해도 기본적인 이자가 높기에 높은 수익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일반 현금과 달리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다 보니,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이자가 발생하므로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높아지게 된다.
3) 이자농사 (Yield Farming)
- 디파이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가장 주목 받은 것은 이자농사(Yield Farming)다.
- 이자농사는 디파이 프로토콜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이자를 취득하는 개념이다. 유동성 채굴(Liquidity Mining)과 비슷하다.
- 유동성 채굴이란 개념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 기원은 한 때 가상자산 시장의 뜨거운 화두였던 채굴형 거래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후오비(Huobi)는 Fcoin 거래소를 설립하였다. 거래소의 기본 수익은 거래수수료에서 나오기에 얼마나 많은 유저와 거래량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Fcoin은 거래소에서 매매하는 보상으로 거래수수료에 해당하는 FT(Fcoin Token)을 참가자에게 지급하였고, 그로 인해 거래량이 급증하여 일 거래량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하였다. 여기서 더 나아가 FT 보유자에게 거래소 수익의 80%를 매일매일 분배하는 정책을 실시했고, 이에 FT 가격이 급등하게 되었다. Fcoin은 FT 보유자들에게 거래소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투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거버넌스 토큰(49p 참조)이라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거버넌스가 아닌 FT 가격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일부 사용자의 데이터 조작 문제와 이로 인한 과도한 배당 지급으로 인해 자금상황이 악화되었고 결국 Fcoin은 2020년 3월 파산하게 되었다.
-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자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관심이 사라졌지만, 최근 디파이의 부상으로 인해 유동성 채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그 돌풍에 중심엔 컴파운드가 있다. 컴파운드는 모든 이용자에게 이더리움 블록당 0.5개의 COMP 토큰을 배분하는 인센티브 제공 정책을 썼고, 투자자들은 컴파운드에 몰리게 되었다. COMP가 주요 거래소에 상장되기 시작하면서 가격 급증과 투자자금이 몰렸다.
- 이자농사 또한 채굴형 거래소처럼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의 채굴형 거래소와 다른 것이 없는 투자금을 모으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다양한 디파이 플랫폼이 생기면서 많은 거버넌스 토큰이 발행되자 비판의 강도가 세졌다. 조작가능한 채굴형 거래소의 거버넌스 토큰과 달리 조작 없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거래가 온체인에서 발생하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라고 설명하지만, 아직 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거버넌스 토큰을 활용한 정책 제안, 디파이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기보다는 거버넌스 토큰을 얻기 위해 디파이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 나중에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디파이(DeFi) 시장의 숙제
- 디파이 시장은 좋은 취지를 갖고 탄생했다. 불필요한 중개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대출, 거래, 투자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서비스와 달리 약정 기간도 없고, 공인인증서와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진입 과정도 단순하다. 가입과 탈퇴도 자유로워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 하지만 이렇게 좋은 취지의 디파이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앞서 기술한 이자농사를 비롯한 여러 투자기법에서 과열 조짐이 생기면서 본래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디파이 이전에 가상자산 광풍을 이끌었던 ICO(Initial Coin Offering)도 마찬가지였다. ICO도 취지는 매우 좋았다.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스타트업, 그리고 투자금을 중간에 회수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ICO=사기' 라는 인식이 강해졌고, 결국 좋은 취지와는 달리 부작용만 부각되었다. 결국 비트코인의 광풍이 꺼지면서 ICO의 열기도 함께 식었다.
-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디파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더리움 지갑인 메타마스크(Metamask, 83p참조) 설치가 필수다. 그러나 메타마스크를 설치해도 사용방법이 나와 있지 않기에 디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연동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메타마스크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기라도 하면, 이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디파이는 탈중앙 금융서비스인 만큼, 고객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디파이가 신용위험은 어느 정도 해소시켰지만, 아직 관리위험이 많이 남아있는 점도 숙제다.
- 끝으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규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나라도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등 가상자산은 점차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디파이는 기존 금융기관과 달리 고객신원확인(KYC, Know Your Customer) 의무가 없다. 당연히 정부와 국제금융기관의 규제 통제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불법적인 자금 흐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디파이의 프로토콜은 무허가로 설계되기 때문에 누구든 규제 없이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디파이의 규모가 커질수록 각국 규제당국은 디파이에 대한 감시는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디파이 시장의 위축을 불러 올 수도 있다.
5) 디파이(DeFi) 시장의 가능성과 전망
- 디파이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디파이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아 보인다. 지금은 디파이가 버블일 수도 있고, 여러 폐단으로 인해 외면 받을 수도 있지만, 디파이 생태계가 잘 정착된다면 금융은 또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불필요한 중개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대출, 거래, 투자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경을 초월해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기존의 전통 금융기관이 갖고 있던 신뢰를 블록체인 기술로 이전시켜 신용위험을 일부 상쇄했다.
- 그리고 여러 파생상품 기법을 활용하면 금융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수도 있다. 초연결사회에서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될 것이고, 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STO(Security Token Offering, 증권형 토큰 제공)는 미래 먹거리로 그 잠재력을 높게 평가 받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투자자들은 다양한 자산 뿐 아니라 지금 투자하지 못하는 무형 자산에 더욱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그동안 유동화하기 힘들었던 여러 자산에 연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디파이는 이런 미래의 중간자 역할을, 때로는 은행의 역할을, 그리고 새로운 투자수단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과거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없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어느덧 어엿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며 올해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디파이가 주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만큼, 디파이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100%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 금융을 새롭게 변화시키거나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다.
- 글로벌 지급결제 기업인 페이팔(PayPal)의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지원 등 전통 금융과 새로운 금융이 만나는 시도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디파이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 현재 디파이 순활성지갑수 3만 건 정도에 불과하다. 즉, 3만 명 정도가 디파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향후 디지털금융이 발전하면서 중개기관 없는 디파이가 활성화될 경우 현재 은행계좌를 가지고 있는 약 40억 명은 물론, 은행 계좌가 없는 17억 명이 디파이 서비스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은 높아 보인다.
- World Bank 조사에 따르면, 은행을 이용해보지 못한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25억, 은행계좌가 없는 인구를 17억 명으로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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